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과 전국 15개 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한 것은 첨단산업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해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대승적인 결단이자, 전 세계적인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투자 유치 경쟁 속에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국내보다는 해외로 더 많이 쏠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고 이 같은 흐름속에 국내 제조업 공동화 추세가 더 가팔라 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첨단산업 육성 전략
산업통상자원부는 첨단산업 초강대국 도약을 위한 6대 핵심 과제와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바이오·미래차·로봇 등 첨단산업별 육성 전략을 담은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에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 △혁신 인재 양성 △지역 특화형 클러스터 △튼튼한 생태계 구축 △투자특국 △통상 역량 강화 등 6대 국가 총력 지원 과제도 담겼다. 이를 통해 경제 안보를 위한 전략 자산인 첨단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산업부는 2042년까지 300조원의 대규모 신규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도에 조성하기로 했다. 첨단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핵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품목의 국내 생산 비중을 늘리고,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는 '산업공급망 3050' 전략도 수립했다. 소부장 으뜸기업 역시 2023년 66개사에서 2030년 200개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투자특국'을 만든다는 목표도 밝혔다. 조세특례제한법을 조속히 개정해 투자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하고 인허가 소요 기간을 60일로 제한하는 '인허가 타임아웃제'도 도입할 방침이다. 싱가포르 테마섹처럼 국내외 중장기 전략 투자를 책임질 국가투자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부는 기존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와 별개로 벤처·스타트업 등 성장 자본에 투자하는 국부펀드인 'K-테마섹(한국형 테마섹)'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첨단산업은 미래 먹거리를 넘어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라며 "2030년 첨단산업 초강대국 도약을 목표로 총력 지원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입주 기업에는 취득세·재산세 감면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혜택이 제공된다"며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일반 산단보다 용적률이 1.4배 확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첨단산업을 두고 주요국 간 경쟁은 점차 심화되는 양상이다. 일례로 반도체의 경우 주요국들은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며 생산시설 유치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정부가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의약품 등 국내 기업이 강점을 보유한 첨단 분야 핵심 산업에 집중 투자해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국내 제조업 중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의 뒤를 이을 차세대 첨단산업을 전략적으로 집중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방안에 따르면 2026년까지 민간 주도로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미래차, 로봇 등 첨단 분야 핵심산업(반도체 포함)에 550조원을 집중 투자한다. 먼저 디스플레이 분야는 세계 1위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중국과 격차를 벌리고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기술을 선점한다. 2차전지 분야는 2030년까지 세계 1위 도약을 목표로 2026년까지 민·관에서 총 39조원을 투자한다. 3년 내 국내 생산용량을 50% 이상 확대하고,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개발 중인 전고체 전지 기술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정부는 KDB산업은행 등을 통해 장기·저리 대출과 보증을 제공하면서 정책금융 5조3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차전지 강소기업을 위한 2000억원 규모의 투자 민간펀드도 운용한다. 미래차 분야는 글로벌 3강 도약을 위해 '미래차전환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5년간 95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 규모를 5배 확대한다.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에도 집중 투자한다. 현재 2위인 바이오의약품 제조 역량을 세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신규 헬스케어 서비스도 적극 개발하기 위해 민간 투자를 밀착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도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는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국내에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성장 분야에 약 54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AI와 소프트웨어, 바이오·헬스케어, 클린테크 등 미래시장 창출을 위한 분야에도 약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본 내용은 매일경제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